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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패시브 칼럼 3편] 보일러 온도는 25도인데 창가에만 가면 오싹한 이유? '평균 복사 온도(MRT)'의 비밀

2026-06-22 · 조민구 건축사 · 해가패시브건축사사무소

[해가패시브 칼럼 3편] 보일러 온도는 25도인데 창가에만 가면 오싹한 이유? '평균 복사 온도(MRT)'의 비밀

지난 칼럼에서는 우리 집을 거대한 보온병으로 만들어주는 '단열'과 '기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틈새를 꽉 막은 완벽한 보온병을 만들었다면, 이제 집의 아름다움을 완성하는 '창문'에 대해 이야기해 볼 차례입니다.

1. 온도계는 거짓말을 한다? 피부로 느끼는 '진짜 온도'

한겨울, 실내 온도계를 분명 따뜻한 25도에 맞춰두었는데 창가에만 다가가면 서늘한 한기를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흔히 이를 어딘가에서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외풍'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겨울철 큰 창문 근처에서 느끼는 차가운 기운은 사실 낮은 '평균 복사 온도(MRT)'를 잘못 해석한 경우가 많습니다.

평균 복사 온도(MRT)란 공간 내 특정 지점에서 느끼는 주변 표면들의 복사 온도 평균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얼음덩어리'나 '난로'가 내뿜는 기운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겨울철 맑은 날 남향 창문 앞에 앉아 있으면 실내 공기가 쾌적한 24°C(75°F)일지라도 햇빛의 복사열 덕분에 오히려 너무 덥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해가 지고 나면 차가워진 창유리가 복사 온도를 너무 낮춰서, 실내 공기 온도가 여전히 24°C(75°F)를 유지하고 있어도 사람은 춥게 느끼게 됩니다.

그림1. 평균 복사 온도(MRT)


2. 햇살을 가두는 마법의 덫, '온실 효과'

그렇다면 창문은 겨울철 추위를 부르는 애물단지일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창문(유리)은 태양 복사열(단파장)은 실내로 아주 쉽게 통과시키지만, 실내의 사물들이 데워진 후 뿜어내는 열 복사선(장파장 적외선)은 통과시키지 못하고 불투명한 벽처럼 가두는 놀라운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메커니즘이 바로 비닐하우스나 온실을 따뜻하게 만드는 '온실 효과(Greenhouse Effect)'입니다. 유리가 마치 햇빛은 반갑게 맞이하고, 한 번 들어온 따뜻한 열기는 나가지 못하게 문을 걸어 잠그는 '열의 덫(Heat trap)' 역할을 하여 실내 온도를 높여주는 것입니다.


그림2. 온실효과

해가패시브가 그리는 따뜻한 햇살의 원리

햇빛을 영리하게 활용하면 창문은 한겨울 우리 집을 데워주는 훌륭한 '천연 난방기'가 됩니다. 하지만 무작정 창의 크기만 키운다면, 여름엔 온실 효과로 인해 집이 거대한 찜질방이 되고 겨울 밤엔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되어 평균 복사 온도를 뚝 떨어뜨리고 맙니다.

"데이터로 증명하는 건축가의 책임"

창문의 크기, 방향, 유리의 종류를 결정하는 것은 건축가의 '감'이나 단순한 '미적 취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해가패시브건축사사무소는 정밀한 Energy# 시뮬레이션을 통해 계절별 일사 획득량과 평균 복사 온도(MRT)의 변화를 예측합니다. 어떤 유리를 써야 열의 덫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정밀하게 계산하고, 오차 없는 시공으로 실현해 냅니다.

온도계의 숫자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피부에 닿는 기운까지 따뜻하게 설계하는 집. 해가패시브건축사사무소가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갈 진짜 쾌적한 집의 모습입니다. 다음 편에서도 유익하고 따뜻한 건축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이 만들어진 과정

이 연재는 Norbert Lechner의 『Heating, Cooling, Lighting』을 교재로 삼습니다. 책의 챕터 순서에 따라 다룰 주제를 나누고, 각 주제를 패시브하우스의 설계·시공과 연결해 글의 얼개를 구성합니다. 그 얼개를 바탕으로 한 초벌 원고 작성에는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으며, 최종 원고는 필자가 내용을 검토하고 현장 경험을 더해 다듬은 것입니다.

조민구 · 해가패시브건축사사무소